나만없어 내집

한국영화 최초로 '주맹증'을 다룬 작품. 영화<올빼미> 실제기록은 어땠을까?

one_year90 2024. 3. 9. 22:05

 

장르:미스터리,스릴러,서스펜스,사극

감독:안태진

상영시간:118분

제작비:90억원

 

그날 밤, 세자가 죽었다.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경수'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무렵 청에 인질로 끌렸갔던

소현세자가 8년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 작품의 주제는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야만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이다.

 

극중 경수와 소현세자의

대화에서 영화의 주제가

직설적으로 인물을 통해 드러난다.

 

경수

 

경수 : 저희같이 미천한 것들은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살 수 있습니다.

 

소현세자

 

소현세자 :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하여

눈 감고 살면 되겠는가?

그럴수록 더 크게 뜨고 보아야지.

 

조선왕조실록

 

이 영화는 조선시대 인조 때

소현세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소재로 한

사극 스릴러로,

 

영화는 <<조선왕조실록>>

기록 된 한 구절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팩션이다.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지 얼마 안돼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만에 죽었는데
이목구비 일곱 구멍에서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중략)
마치 약물에 중독 돼
죽은 사람과 같았다.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 46권중...

 

승정원 일기

 

실록보다 더욱 1차 사료에 가까운

승정원 일기의 기록이 번역되면서

이 사건에서의 중요한 기록이

실록에선 죄다 누락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제 역사학자와 역사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현세자 독살설은 정설이 아닌

가설 중 하나가 되었다.

 

승정원 일기에 따르면

소현세자는 이미 청나라 볼모 시절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다.

 

암살범으로 지목된 이형익은 죽기 한 달전

침을 통해 증상을 치료함으로써

오히려 세자의 수명을 연장시켜 준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형익이 침을 놓은 시점이

사망 전날인 것은 맞지만

침을 놓을 때는 아무 변화가 없다가

다른 어의가 처방한 

시호탕을 먹고 나서 

상태가 심각해지고

다음날 침의 두명을 제외한

모두를 소현세자에게 보냈으나

그날 정오에 사망하였다.

 

그런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기록들이 모두 생략된 채

마지막으로 침을 놓은 이형익까지만

실렸고 소현세자 사후 인조의 대응

그대로 기록되면서 인조와 이형익사이에

무슨 밀약이 있었던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다만, 인조가 소현세자를 싫어하여

홀대했던 것은 확실시된다.

여담이지만 실제로는

소현세자의 동생인 효종이

침을 잘못 맞은 의료사고로

진짜 사망했다고 한다.

 

 

결말도 지금과는 달랐는데,

원래는 실록 속 문장으로 결말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기력한 역사적 사실로

끝내고 싶지 않아 

인조도 소현세자처럼 

학질로 죽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금의 엔딩을 쓰게 됐다고 한다.

 

영화이 제목 올빼미의 의미.

 

올빼미는 눈이 빛을 반사하지 못해서

낮에는 앞을 잘 볼 수 없지만

밤에는 시력이 매우 높아져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밤에 희미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주인공에

빗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감독 '안태진'

 

안태진감독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2022년 기준 51세인 그는

달마야 서울가자 연출부에서 시작해

20년 가까이 감독 데뷔준비를 했다.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남자'에도

조감독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2,3년 내에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17년이 걸렸다고 한다.

 

긴 세월동안 눈뜨면 카페에 가

시나리오를 썼지만 그렇게 쓴 10편에 달하는

각본은 모두 투자를 못 받거나 캐스팅에 실패해

엎어졌다고 한다.

 

결국 우유배달 등으로 번 돈과

시나리오 공모전에 입상해 받은

상금으로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마음이 버티게 한 힘이라면 힘'

 

이런 생각으로 긴 시간을

버텼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의 인조캐릭터해석은

유해진의 개인의견이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유해진은 인조가 성격상

국민들이 상상하는일반적인 왕과는 달리

좀 꼬질꼬질 할 것 같다는 캐릭터 해석을 했고

감독도 그 해석이 맞을 것 같다 판단해서

영화속 인조를

약간 흐트러져 보이는 모습으로

완성시켰다고 한다.

 

 

나 역시 이영화의 결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한없이 약하고 힘없는

'경수'가 어떤 기적이나

없던 힘이 생겨 복수하는

억지설정보다는

긴 시간동안 목숨 부지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버티다가 마지막에 인조의 

죽음과 함께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깊었다.

 

인조가 사망하고

내관이 경수에게 묻는다.

 

"사망원인이 무엇인가?"

 

경수가 대답한다.

 

"학질이요."